[평론] 2014 White Box Art Center Mind Imprints 개인전 ①


MIND IMPRINTS (心印The Paintings of Kim Gil-hu

 

현자에 대한 애도

 

쑨융쩡(?永?) 화이트박스 아트센터 관장

 

 김길후는 한국 현대 화가로, 최근 몇 년 동안은 검은 먹을 매개로 다양한 재료들을 캔버스 위에 계속 덧칠하고 연마하는 방식으로 화폭에 검은색의 묵직한 입체감을 드러내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 시대의 이상적인 현자의 모습을 그려내려 하지만 왠지 작품 속엔 텅 빈 슬픔이 남아 있다. 그는 독일 신표현주의의 거칠고 원시적인 조형 방식을 차용해 동양 특유의 섬세한 정서를 표현하며 내면의 고뇌 가운데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어떤 상실감을 드러낸다.

 

 김길후는 오랫동안 한국 대구에서 작품 활동을 해오다 몇 년 전 베이징에 작업실을 마련했다. 대구는 한국 동 남부의 정치 · 경제 · 문화의 중심지로 한국의 전통이 비교적 온전히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대구에서는 시내 작업실과 그의 작품만을 전시하는 대구 외곽의 개인 미술관을 오가며 생활한다.

 

 대구의 조용한 현대적 전원생활과 깊은 불교 전통, 그리고 나날이 국제화 · 다원화하는 베이징은 그의 창작 활동의 주된 자양분이 되고 있다.

 

 작가는 고립된 생활을 즐기며, 동양 선종의 정신을 추구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는 일상 속 수행의 정취가 흐른다. 김길후의 회화는 수년의 시간을 통해 완성된다. 작품 속 검은색의 두껍고 단단한 재료로 이루어진 형상은 손으로 어루만져 빚어낸, 세상에 대한 연민으로 가득 찬 현실 속의 인물로 마치 이 세상 생명에 관한 아리아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는 정신적 긴장을 지닌다.

 

 이번 베이징 전시는 급속도로 변화 · 발전하는 중국, 그리고 중국의 현대미술과 교류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이자 최근 몇 년간 한국과 베이징을 오가며 작업해온 결과물이다. 

 

Mourn the Sage


Sun Yongzeng_Director WhiteBox Art Center


 Kim Gil-hu is a Korean artist who still insists upon canvas nowadays to express his feelings. Black varnish as medium, he has been used to rubbing against the surface of the canvas to present a certain appearance of dignified bas-relief, for the sake of an ideal portrait of modern sage. Yet it inevitably leads to a mood of grief. Moreo ver, he employs the primitive and childlike figuring style of German Neo-expressionism, to convey a subtle sentiment exclusive to Ori ental Culture, which contains sorrow as well as depression. 


 Before the recent setting up of his studio in Beijing, Kim had been living and working for a long time in Daegu, the political, economic and cultural center in the southeast of Korea, in which the intact ness of Korean tradition retains and keeps up with the modernity at the same time. In Daegu there is a private art museum estab lished for him. Since both the studio and the art museum are the main places for him to live and work, he may thusly switch his life style readily between urban and suburb. Therefore, the rurality and Buddhism from Daegu and the internationalization and diversifica tion from Beijing become the main sources of his creation. 


 He prefers a quiet and independent living condition, pursuing the Oriental Zen spirit. All of these bring his works a sense of religious concern. Most of his paintings were completed in a long span of time; black thick varnish as medium was to portray the vivid char acters in reality with great grief. They possess a continuous spir itual extension, just like pieces of arias about the life at present. 

 

 The exhibition this time in Beijing is his wishes to communicate with rapidly changing and developing China and its contemporary art. In addition, it may also be a display of his recent living and working status in Beijing from time to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