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2016 포항시립미술관 기념비적 인상 김길후 개인전 ③ |
마음의 흔적-한국 김길후의 회화
왕춘천(王春辰) 전시 기획
오늘날, 현대 예술의 다매체화에도 불구하고 회화는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사이자 실천적인 행위로 더욱 번성하고 있다. 이는 세계 각지의 미술관이나 전시 혹은 현재진행형인 예술 현상을 지켜본다면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현대미술사에서 회화의 종말 혹은 죽음이 선언되었던 것일까? 이러한 선언은 종종 회 화 감상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회화에 대해 고찰해 보며 회화에 대한 새로운 분류를 해야만 한다. 첫 번째 유형의 회화는 현대미술사의 내러티브와 전혀 관련이 없는 가장 광범위한 실천 행위로, 회화 자체와 그 창작자의 실제 상 황과 관련되어서만 존재한다. 어떤 의미에서 이는 미술사의 서사가 아닌 또 다른 차원 혹은 실제라는 주관성의 의미를 지닌다. 두 번째 유형의 회화는 미술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역사적 내러티브 속에서만 존재하며 현실의 관념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유형은 회화가 죽었는가를 끊임없이 반문하며 회화가 죽지 않았음을 끊임 없이 증명한다. 이 유형은 회화에 관한 회화라 말할 수 있는 데, 종종 회화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을 벗어나며 무엇이 회화인가를 판별하는 문제는 중요한 당면 과제로 다루지 않는다. 또한 비논리 · 비서사 · 비시각성을 일종의 인식 명제로 여기며 인간의 시각과 내적 지혜라는 개념 구성에 도전한다.
현재 이 두 유형의 회화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현실 의 회화 창작을 역사 서사와 연관 짓기도 하고 역사가 아닌 주제와 연관시키기도, 또는 무관하게도 만든다. 결국 그 본질은 회화 창작 주체의 인식과 관련이 있을 뿐이다. 이러한 유일하고 독립적인 회화 인식은 전형적인 현대미 술사 서사를 뛰어넘을 수 있으며, 모든 미술사 내러티브의 선입견을 벗어나 실제 회화가 어떻게 창작되는지 관찰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한국의 작가 김길후의 회화는 이 양자 사이에 걸쳐 있으며 화가의 도전과 대응을 보여준다. 그는 역사적 이미지를 포착하지만 역사화를 그리는 것은 아니며 이미지를 변형시키지만 모더니즘의 양식을 확인하려는 목적은 아니다. 그는 한국 문화를 배경으로 하며 자아의 감수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회화 방식과 질감을 구성하고 자신의 강점인 내면을 통해 문화사를 느낀다. 회화란 그 탄생 이래 창 작자 내면세계의 투사이자 일종의 자아 신념과 신앙의 흔적이 아니던가. 현대 회화의 구축은 실은 또 다른 내면세계의 구축이자 이미지의 이야기를 제거함을 기본으로 하는데 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김길후가 생활하고 있는 한국 대구는 대도시로서 1970년대 이후 한국 현대 예술에 많은 영향을 끼친 곳이며, 현대 예술에 관한 새로운 각성을 불러일으켜 한국 현대 예 술을 이끄는 도시가 되었다. 김길후의 회화는 이러한 사고를 계승하고 있으며 그는 자신이 한 차례 세례를 받은 한국 현대 예술에 대해 새로운 고찰을 시도한다. 그가 추구하는 예술은 과도한 서구화도 맹목적인 고전주의도 아니다. 그는 동양 문화 특유의 내적 성찰 체험을 바탕으로 작업을 하는데 그의 회화는 유화의 깊이와 부조의 공간감 을 지닌다. 무엇보다 그가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또 다른 어떤 정신의 투쟁과 영혼의 울림으로 이는 격렬한 현대 정신의 내적 폭발을 보여준다.
어떤 의미에서 그의 회화는 새로운 정신세계를 개척하고 시각의 형식 사변을 뛰어넘는 현대미술의 신경향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내용을 갖춘 정신이 형식의 엄숙함을 뛰어넘어 인간 정신의 고양을 바라는 현대사회의 요구가 더 욱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김길후는 자신의 작품으로 이러한 세계적 관심을 실천하고 있으며, 이는 새 천 년을 맞은 회화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기회이기도 하다.
Minde Imprints-The paintings of Kim Gil-Hu
Wang Chunchen_Curator
Nowadays, painting itself as a practice as well as a topic i is still prevailing around the world; instead of declining due to the use of multi-media in contemporary art, it stays in boom. It can be readily confirmed by observing art museums, exhibi tions and activities worldwide. However, painting is declared to be dead in modern art history, which is doubtful for the audience.
Therefore, we have to introspect and classify again into the activities of painting: one kind is related only to painting itself and veritable status of the creator instead of the narrative clue and structure of art history. It is the most widespread sort of practice. To some degree, it contains another meaning than art history narration, which is the meaning of subjectiv ity in reality. The other kind of painting is closely interrelated with art history, and it never exists in the reality without his torical narration. It raises the question repeatedly whether painting dies out today, and it always proved to be not. These paintings are about painting itself, going beyond the com mon cognition which regards identification as the main issue. Instead, they view non-logical, non-narrative and non-visual as a cognitive proposition, which challenges the conceptual composition of human vision and mind. At the moment, these two kinds of painting interact with each other, which leaves the painting itself in a status that correlates with chronologi cal narration as well as subjective consciousness. The sole and independent subjective consciousness that I've talked about allows us to observe the practice of painting without any accustomed perceptions from art history narration, thus may exceed the normative modern art history narration.
Kim Gil-hu's paintings fall in between these two categories, indicating the challenges and strategies of himself as an art ist. He captures the historical images, yet not to create narra tive art; he deforms the figures, yet not to chase the sense of form of Modernism; he creates his own patterns and textures of painting on the basis of Korean culture and self-perception, and experiences the culture and history with his faithfulness. In general, painting has been a reflection of the inner world of the creator and a trail of self-faith since its emergence. In other words, constructing of contemporary painting is in deed the same of inner world, which maintains its principles though aimed at an elimination of image storytelling. For Kim Gil-hu, he lives in Daegu, Korea-an urban belt which gener ated influential Korean contemporary art that tremendously encouraged the arousal of the innovative thought in the 70s, thus Daegu had been a precursor of contemporary art in Korea. In my opinion, Kim Gil-hu is a successor of this innovative thought, and treats the Korean contemporary art in a different new way. What he seeks in art is a transition between modernism and classicism, carrying his creation out with introspection experience and lacquer art particular in Oriental culture. His paintings have a splendor of oil as well as an extensity of bas-relief. Above all, he wants to show us a specific sort of spiritual struggle and mental vibration, and an intensive burst of modern minds.
To some extent, his paintings represent the new trend of con temporary art: refreshing the spiritual world and transcend ing the visual art, etc. This is because the spiritual richness goes far beyond the formal solemnity while the former one is an urgent demand in modern society. Kim Gil-hu helps fulfill this global concern in the practice of painting. In addition, this is a chance for paintings to revive in the new millenn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