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04] 2016 인간적 고뇌 느껴지는 검은 얼굴의 현자-대구신문

 

인간적 고뇌 느껴지는 검은 얼굴의 현자

대구신문 | 승인 2016.07.04 12:04 | 황인옥 기자 






화가 김길후 개인展 10월 23일까지 대구미술관

 

물감 덧입혀 묵직한 입체감 표현 차별화된 동양적 작품관 구축

  

대구미술관 기획전인 대구아티스트 () - 삶의 비용전에 참여하고 있는 화가 김길후가 작정하고 그림 이야기를 쏟아냈다서양미술과 동양 철학을 거침없이 오갔다제목이 현자라는 그림만 보면 작가 역시 고요한 성정의 소유자로 짐작할 수 있지만정작 화가는 할 말이 많아 보였다작품이 치열한 고뇌의 산물이었음을 거침없는 대화 속에서 오롯이 묻어났다그가 내가 추구하는 것은 시대를 초월하는 영원한 진리라며 작품 속 메시지를 한마디로 정리했다.


 “모든 예술이 영원할 것 같지만 영원히 사랑받는 예술은 많지 않다신라의 반가사유상이나 레오나르드 다 빈치의 모나리자’ 정도다그들 예술의 영원성은 결국 진리와 연결된다예술은 진리에 대한 끝없는 연민이다.”

 

 ‘현자와 영웅’ 시리즈는 진리를 향한 여정에서 길어 올린 수작이다. ‘현자는 깨달은 자다인간의 자취가 사라지고 영원성만 남은 진리의 현실태다. 2010년부터 시작된 그의 대표작이다. ‘영웅은 2011년 중국으로 터전을 옮기고부터 그리기 시작한 시리즈다.

 

 “현자가 인간이 도달하지 못하는 높은 경지라면 영웅은 중국 가서 동양의 정신을 담아봐야겠다고 해서 그리기 시작한 민중 속의 현자다현자가 너무 높게 있어 그 바람 길을 우리가 느낄 수 없다면영웅은 우리 곁에 있는 민중의 바람 길이다.”

 

 김길후가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초월적인 현자나 민중 속의 초월자인 영웅을 철학적인 교두보로 삼았다면초월적인 정신을 표현하는 물성의 표상은 검은색을 포착했다검은색으로 형체를 그려가면서 동시에 형체를 지우는 작업을 반복하며 현자가 가진 진리의 깊이를 담아낸다검은 형상 속에서 드러나는 달빛 같은 은은한 빛은 현자가 던지는 희망의 메시지다.

 

 그는 이 과정을 깨달음을 닦는 과정이라고 했다. “검은색을 올리고 닦는다그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검은색 위에서 빛이 올라온다.”

 

 사실 검은색은 김길후에게 자신감의 발로다불혹의 넘기면서 어느 순간 자신만의 색을 찾으면서 만난 색이 검정이다그에게 검정은 원래 있던 색이자 외형에서 내면으로 바깥에서 진리로의 여정의 시작점이었다.

 

 그는 당시 그림에 대한 자신감이 차올랐다이전 작업들은 모두 파기했다고 회상했다.

 


 

 김길후는 중국통이다. 2011년에 껍질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첫 번째 교두보로 세계미술의 신천지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베이징을 선택했다모두가 만류했지만 중국행을 결행한 내면에는 도전정신이 있었다. “세계적인 미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세계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속내였다.

 

 세계적인 미술가의 꿈을 안고 시작한 중국 활동기는 쾌속질주 중이다. 2012년에 중국의 가장 큰 예술행사인 베이징 798예술제에 작품 영웅으로 초대되며내로라하는 중국 작가들과 어깨를 겨눴다. 2014년에는 서울과 중국 베이징에서 뉴욕 페이스 갤러리 전속 작가인 중국의 송동 화백과 2인전을 열고뉴욕 드로잉센터에서 김길후의 드로잉을 연구할 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세계 미술의 신천지로 주목받고 있는 베이징 798예술구에서도 베니스베엔날레 중국관을 후원하는 화이트박스에서 한국인 작가로는 처음으로 대규모 개인전을 가졌다이 전시의 기획을 맡은 왕춘천 베이징 중앙미술학원 교수는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 중국관을 이끌었던 초거물급 인사다.

 

 그는 300호 대작을 주로 그린다. 300호가 현자와 영웅이라는 철학적인 깊이를 최적화하는 규모이기도 하지만그의 열정의 크기이기도 하다그는 이를 작가라면 호연지기가 있어야 한다고 표현했다.

 

 김길후는 계명대학교에서 서양미술을 전공했다최근 만난 그는 전통회화로 서양인들과 제대로 맞짱을 뜨고 싶다는 호기로 넘실댔다멀지 않은 시기에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작업실을 구하고 그곳에서 활동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아시시는 성 프란체스코를 배출한 가톨릭의 성지다중국에서 동양의 성현들을 그렸다면서양 정신의 총아인 아시시에서 서양의 현자를 그려볼 작정이다.

 

 “내 그림이 서양회화라고는 하지만 동양화 같은 느낌이 짙다. 동양의 토대 위에서 서양회화를 구사한 결과다. 서양의 현자를 그린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동양정신의 정수는 내 그림의 바탕이 될 것이다.” 김길후가 참여하고 있는 대구아티스트 : () - 삶의 비용전은 대구미술관에서 10 23일까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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