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4] 2024 30년 전 백남준이 본 지구촌 미래, 학고재에 있었다-NEWSIS |
30년 전 백남준이 본 지구촌 미래, 학고재에 있었다
NEWSIS |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등록 2024.03.14 01:00:00 | 수정 2024.03.14 11:40:52
백남준 <구-일렉트로닉 포인트> 1990 혼합 매체, 320x250x60cm
백남준, 'W3', 1994, TV 모니터 64개, 가변설치(학고재 설치 전경)
백남준은 말년에 '주역'을 즐겨 읽었다고 한다. 작품 형상 ‘W’가 위에서 1개, 아래 1개, 좌우 합하여 1개, 총합 3개가 조합된다. 64개의 TV 모니터로 구성되어 있다. 64개는 64비트로, 컴퓨터와 인터넷, 디지털의 세계를 상징한다. '주역' 64괘는 천리와 인간사의 총합을 의미한다. TV 모니터가 64개로 이루어진 'W3'은 인터넷이 다가올 인류사의 추동력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다다익선'(1988), '전자 초고속도로: 미대륙'(1995), 'TV 정원'(2000), 'TV 붓다'(1974), 'TV 첼로'(1976)와 함께 백남준의 예술철학을 대변해 주는 기념비적 작품이다.
백남준, 터넷 드웰러 Internet Dweller- mpbdcg.ten.sspv, 1994, 혼합매체 Mixed media, 109.9(h)x131.9x65.9cm
9개의 나팔이 뿔처럼 돋아난 머리도 주목된다. 숫자 '9'는 형(器)의 완성을 뜻하는 우리 고유의 수 개념으로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인터넷은 실제 세계만큼 생생하고 감각적이며 인간과 하나가 된 것처럼 가까울 것이라는 예견을 친근한 익살로 표현해낸 것이다.
3점 모두 학고재 소장품으로, 백남준·윤석남·김길후 3인전으로 기획한 '함(咸): Sentient Beings'전시에 선보인다.
"세 작가의 예술 역정에서 시대의 의미를 찾았다"는 학고재는 "예술은 함께 힘을 합쳐 새로운 길로 나아가려는 의지에서 발화한다"며 "더 나은 내일로 가고자 하는 세 작가의 마음을 ‘함(咸)’으로 표현한 전시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학고재 본관, 학고재 신관 지하 2층, 학고재 오룸에서 펼치는 이번 전시는 고전인 주역의 서른 한 번째 괘에서 착안했다.
"함(咸)은 함께(together)라는 우리말에 들어가는 어근이다. 주역의 서른한 번째 괘부터는 사람의 일, 즉 인사에 관련한 괘라고 말한다. 가죽끈이 세 번 끊어지도록 '주역'을 즐겨 읽었던 성인(공자)은 이 괘와 만났을 때 가장 기뻐했다고 한다."
학고재 이진명 이사는 "백남준, 윤석남, 김길후의 작품을 모아 함을 주제로한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이 나아갈 방향을 묻고, 우리의 사유가 현대미술과 만나서 창조할 수 있는 상승효과를 전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4월20일까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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