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2] 2025 하나의 외면에 가려진 무한한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불교신문

 

하나의 외면에 가려진 무한한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

불교신문 | 이경민 기자 | 입력 2025.12.22 12:19


길후 개인전 ‘무량대수(無量大數)’

부산 스페이스원지...2월22일까지 베이징 오가며 15년 작업 결과물

 



김길후 개인전 ‘무량대수(無量大 數)’가 부산 영도 스페이스 원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명은 ‘무량대수(無量大數)’.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큰 숫자를 의미하는 불교 용어다. “겉으로는 고요해 보이지만 실제 우리 내면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에서 착안한 이번 전시는 하나의 외면에 가려진 무한한 내면의 움직임을 포착해 그림 속에 담아내고자 했다.


중국 베이징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중인 김길후 작가의 15년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로 그 시간과 경험 만큼이나 켜켜이 쌓인 물감의 질감들이 특히 돋보인다. ‘영웅’, ‘현자’, ‘검은 눈물’ '사유의 손'등의 작품에서 작가는 특히 눈을 감고 고뇌에 찬 인물들의 얼굴을 다양한 방식으로 그려내는데, 이는 무량대수가 가진 즉 우리가 감각만으로 다 담아낼 수 없는 끝없이 넓고 큰 세계를 뜻한다.


“인간의 내면을 담은 외면은 구체적이지 않을 때 더 많은 것을 품는다”는 작가의 철학은 무엇 하나 선명하지 않은 그의 흐릇함 속에 더 또렷이 드러난다. “작품 속 존재들은 완벽히 묘사돼 있지 않으며 그래서 더 강렬하다. 선명함보다 흐릿함이 더 많은 존재를 불러오고 정답을 숨긴 자리에서 더 무수한 가능성이 생겨남과 같이...(중략)...하나의 외면에 가려진 무한한 내면처럼 존재는 항상 조금씩 달라지고 되돌아가지 않는다. 어떤 존재를 바라보는 순간, 그 존재는 이미 이전과 다르게 느껴지고 그를 붙잡으려는 순간 또 다른 흔적만 남긴다. (작가 노트 중에서)”


부산에서 태어난 서양화가 김길후 작가는 한국과 중국 베이징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2014년 중국 베이징에서 개인전 ‘심인(心印)’, 2018년 ‘존재와 허무’ 등을 개최하며 이름을 알렸으며 지난해 8월 부산에서 첫 개인전 ‘혼돈의 밤’을 연 데 이어 1년4개월 만에 ‘무량대수’라는 이름으로 두 번째 개인전을 연다.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이번 대규모 신작 발표를 통해 인간 존재가 가진 끊임없는 내면의 움직임을 묻는다.


이번 전시에 대해 그는 “나의 작업은 완성된 초상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기도 하고 나타나기도 하는 그 순간들을 담아내는 과정에 가깝다”며 “이번 전시가 존재와 비존재의 경계에 머물러 있는 무한한 내면을 찬찬히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작품 의도에 대해서도 “무한은 멀리 있지 않고 고요는 비어 있지 않다는 사실, 고요할수록 많은 것이 들리고 비어 있을수록 오히려 더 많은 존재가 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다”며 “눈앞에서 생겨났다 사라지는 존재의 기척을 함께 느끼며 그 시간이 각자의 내면에서 어떤 다른 형태의 ‘무량대수’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2026년 2월22일까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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