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01] 2013 김길후 화백의 정신세계인 ‘천년학’을 보다-BreakNews

김길후 화백의 정신세계인 천년학을 보다 가창댐 옆 동제미술관 전시회를 다녀와서

BreakNews | 손경찬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3/11/01 14:55

 


 

 누구든 인생을 살아가면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많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어리시절부터 알고지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청년기를 지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숱한 사람들 가운데 운명처럼 만나지는 인연들이 있다일반인들과의 만남에서도 소중한 인생의 가치를 느끼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문화예술을 사랑하거나 그 분야에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의 인연은 각별하게 느껴진다.


 필자는 실로 우연한 기회에 젊은 화가를 만났다그 화가의 이름은 김길후였다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구예총에서 4년 전 서울 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피카소 전을 보러갔다돌아오는 길에 시간이 남아 대구청년작가 초청 전시회가 있어 둘러봤는데 한 그림 앞에서 유달리 시선이 끌리었다마치 드라큘러 같은 구성된 그림 속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영혼세계처럼 강렬하였는데필자가 느낀 점을 주변의 미술계 사람들에게 이야기 했더니 별로라는 평가였다.


 각자가 좋아하는 흐름이 있고예술적 안목이 있다 보니 저마다 선호하는 작가나 작품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할 수가 없겠지만 김길후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필자가 느끼기에는 흙속에 있는 진주를 발견한 듯한 미묘한 감정에 쌓여있었다그 화가의 도록을 사서 보면서 그림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 화가가 나에게로 다가왔기에 인사를 건네고 대구에서 그림 구경하러 왔는데작품이 마음에 든다.’는 말을 해주었다그랬더니 김 작가가 자기도 대구가 고향이라면서 계면쩍어하면서도 환한 모습을 보였다.


 첫 대면은 그렇게 시작됐지만 시선에서 나타나는 정열행동에서 보이는 순수함 같은 것이 잔뜩 묻어난다무언가 이끌리는 게 있었다그래서 필자는 직감적으로 이 젊은 작가가 보일 미래의 모습이 대단하겠구나’ 생각하면서 명함을 주면서 대구에서 한번 만나자고 하면서 헤어졌던 것이다.


 그 후 예총활동을 하면서 김길후 작가에 대한 내력과 대구 미술계의 반응을 살펴봤더니 부산에서 출생했지만 대구에 살면서 대구 계명대 미대를 나와 작품 활동을 하던 젊은 작가였다국내 화단에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별 볼 일 없는 작가다는 지역의 반응이었다그렇지만 내게도 과거 예술품에 대한 구입 등에 골몰하던 시절이 있었으니화가가 지향하고 구상이나 그림의 색채 등을 보고서 그 화가의 장래성이나 그림에 대한 나름대로의 믿음이 있다.


 김길후 작가와 대구에서 몇 번 만나는 사이에 그의 작품에 대한 나의 의견과 좋아하는 이유를 말해주었는데그는 자신의 의도하는 작품세계와 앞으로 구상하는 바가 나와 맞아떨어져 필자는 김길후 작가의 팬이 되었던 것이다쉽게 이야기한다면 그의 작품은 그림이 아니라 심오한 동양철학이 들어 있었다그렇게 4년의 인연을 이어왔고이름마저 김길우로 개명을 하고 제2의 작가로 다시 태어났다.





 아니라 다를까 그의 작가로서의 존재가 서서히 알려지면서 중국 북경에 가서 전시회를 했고 그의 작품이 현지에서 수준 높게 평가를 받고 인기리에 매진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국내에서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면서 가창댐 옆에 자리한 동제미술관에서 상설 전시회를 여는 등 빼어난 실력으로 국내 미술계에서 평판을 받고 정진하고 있는 중이다.


 필자는 본인이 대구예총의 예술소비운동본부장 직을 맡고 활동하고 있지만 특히 이 고장을 빛내는 젊은 작가들을 국내 또는 국외에서도 뛰어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동분서주하는 것이 중요한 일상 중의 하나다지난 5월 중순경 필자는 최근 중국의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김 화백의 작품세계를 알리기 위해서 어머니’ 공연차 대구에 내려온 국민배우 손숙 씨와 밀양북춤의 대가 하용부 선생 등을 모시고 김길우 화백의 화실을 찾았다.

 

 평소에 필자가 존경하고 있는 손숙 씨는 김 화백의 작품을 둘러보고서는 크게 감동받아 앞으로 기업들이 공익사업 등에 지원하는 활동을 하는 경우 김 화백을 적극 소개하는 등 메세나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는데그만큼 김 화백의 작품이 여러 사람들에게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 그가 어제 필자의 사무실로 찾아와 동제미술관으로 가자고 한다이유를 묻지 않고 따라 갔더니 내년 5월말까지 8개월간 전시회를 한다고 했다늘 곁에서 자주 보아왔지만 김 작가의 작품은 영혼이 맑게 비쳐나는 신비의 세계를 관철한다전시장 중심 자리에 있는 천년학의 그림에 눈길이 갔다이 그림을 보면서도 전생의 천재 작가의 영혼이 김길우 작가의 몸과 생각을 빌려 다시 태어나 명품을 빚어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나만의 화법으로 쉽게 이야기한다면작가 김길우의 영혼에 귀신(특이하거나 신비스런 정신)이 붙여 인간 김길우를 통해 작품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천년학은 천년을 사는 학이다장수를 의미하는 학은 길조이므로 당연히 좋은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지만 사실 천년학은 인간의 본심 깊숙이 숨어 있는 소망하는 욕구다실체에 없는 천년학의 존재를 인간의 마음을 통해 희구하는 것이라 하겠다그리고 그것은 결국 인간이 가지고자 하는 하나의 욕망이다그렇더라도 인간이기에 그것을 갈구하는 것은 본심이다.


 김 작가는 천년학의 황금 벼슬을 포인트로 표현하고자 했는데황금은 인간이 가지려는 물욕의 대상도 되지만 더 이상 덧칠이 필요 없는 완전함과 절대성을 뜻한다고 했다그리고 그의 작품 속에는 보름달이 많이 나오고 황금색이 보인다만월을 배경으로 하여 남녀가 포옹하는 모습이라든가달빛 은은한 분위기에서 소녀의 기도 같은 작품은 보름달과 황금색을 매치시켜 신비함이 흐르게 한다이렇게 김 작가가 내심으로 나타내고자하는 것은 인간 내재에 숨어 있는 가장 절실한 소원에 관한 것이요그것은 결국 영혼세계를 바로 비추는 인생살이의 진면목일 것이다.


 전시된 작품을 둘러보고 나니 점심시간이라 동제미술관장님이 정성껏 마련한 오찬을 했다마침 김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지역 유지분과 사진작가시인 등 예술인들과 함께 하는 자리라 여러 가지 유익한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연세가 일흔이 넘었지만 취미로 사진을 배우기 위해 사진작가로부터 교습을 받고 있다는 회장님이 대구미술관 건립에 얽힌 에피소드 라든가 지역문화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고견을 들려주어서 경청했는데지역에서 문화예술소비운동을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도 많은 도움이 됐다.

 

 필자에게는 그동안 지역에서 문화예술을 진흥하는 일에 몰두하고또 중앙과도 문화사업을 교류하면서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이젠 문화예술에서도 지방시대다서울 못지않게 지방의 작가들이 해외에서 이름을 날린다문화예술인들이 자기 아집이 강하여 자기세계에 빠져 강한 의지를 표현함은 좋으나 더불어 살아가면서 진실한 예술혼에 더 진전하는 풍토를 원한다지방에서 젊은 인재를 키우고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작가들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일관된 주장이다이는 김길우 화백의 성공을 통해 더욱 확신하는 바다.

 

 그 지역 미술계에 의해 5년 전에는 별 볼일 없는 작가로 치부했던 김길후 화백이 대구에 내려와 김길후란 이름을 갈고서 변신에 성공했다그리고 정진 자세로 자신의 정신세계에 몰입하여 끝내는 중국 등 세계시장에서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아 인기 작가가 된 것은 타고난 천재성도 바탕이 되지만 열정적인 그의 노력과 순수함이 배어나는 겸손함이라는 생각을 가진다.

  

 예술은 크게 보면 하나의 모방일수도 있지만 타인을 모방하는 작가는 창의력이 없다또한 교만하거나 게으름 없이 꾸준히 자신의 내면을 가꾸면서 나가는 자세가 그야말로 진정한 예술혼이 아닐까앞으로 지역사회에서도 창의력과 열정이 있고장래성 있는 젊은 작가들이 배출돼 지역을 바탕으로 해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 이름을 떨쳐야 한다그 지원에 지역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앞장서야 하지만지역 언론에서도 시민들의 문화소비운동에 관심을 갖도록 널리 알리고 지방 작가들이 성공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는 적극 홍보가 필요하다.


 4년 전실로 우연한 기회에 젊은 화가를 만나 좋은 인연이 됐고그동안 그의 노력으로 작품을 통해 이제는 중국 미술계에 진출하여 당당히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김길우 화백의 성장을 눈여겨보면서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다만 아쉬운 점은 김 작가가 유명세를 떨치지 않던 그 당시에 작품 한 두 점이라도 구입해놓을 걸 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욕심의 발로다이것은 개인적 욕심이 아니라 작가로부터 그의 작품 천년학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난 뒤에 필자가 가지는 소원을 못 이룬 탄식에서 나름대로의 천년학인 것이다./yejuson@hanmail.net *필자/손경찬칼럼니스트ㆍ수필가ㆍ예술소비운동본부장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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